the lost

해가 떨어질 때, 차 앞 유리창 위로 가벼운 게 떨어졌다 와이퍼 위에서 움직였다 화장지 한 칸 반을 뜯어와 그 자리에 다시 와보니 다른 모습 같았다  화장지를 접어 그 사이에 벌 한 마리를 끼워 주방에 그대로 두었다 두 시간 쯤 지나 잠에서 깨어 입금을 세 번 불어보니 다리가 움직였다  그 뒤로 이틀 지난 지금까지 움직임이 없다  그 전에 자세를 약간 바꾼 것 같이 보였다 봄 철에 많은 벌들이 나와 죽는다 이 벌이 살아돌아가면 반겨줄까?  어디서 뭘 하다 왔는지 추궁 받지는 않을까? 업무가 다른 벌에게 맡겨졌다면 돌아가도 할 일이 있게 될까? 이 벌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고민 중일까? 나는 내가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를 알지 못 하게 되었다 시민의 소모품으로 궂은 의무를 철저히 수행해야 하고, 권리는 철저히 짓밟히는 인생을 살아왔다 재벌의 돈은 0원으로도 나라의 반 이상을 살 수 있겠고, 나는 100조원으로도 없느니만 못 한 재산을 누리고 있다 인간의 사악함은 되돌릴 수 없고 누굴 위해 글을 남긴다는 것도 쓸 모 없는 일이다 누구도 좋은 일을 말하지 못하고 스스로 악마를 만들고 있다 작은 벌레가 모은 식량을 강탈하는 인간은 사악하다  그 꿀도 진짜 꿀을 평생 보며 사는 사람도 없다 꿀에 이쑤시개나 나무 젓가락을 꼽아 쓰러지지 않으면 진짜 꿀이다  이런 꿀을 본 사람이 있는가? 인간을 잊을 때가 됐다  인간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즐거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내가 안 가장 정직한 단어의 배열이다 ...... 인간은 주변의 인간을 나쁘게 평가하며 사회를 스스로 오염되게 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인간 환경이 좋아질 수 없다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은 다음에 적기로 하고 오늘은 우주에서 숨 쉬고 있는 나에 대해서만 적으려 한다 나는 어쩌다 나의 몸을 이끌고 다니는 나로서 살아가고 있다 생명체가 다른 생명체를 잡아먹고 살아간다는 것이 부조리하다 더구나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은 더 힘들다  생명체 중 가장 비도덕적이고 정의감이 떨어지는 게 인간인데 맨 정신으로 버텨내기도 힘들다 어느 날 문득 나, 나는 영혼이 떠돌다 다시 태어난다는 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  그 것은 우주의 기본 물성을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이다  그런데 문득 나인 지금, 지금 이 기억을 다시 기억할 수 없다고 해도 또 다시 나로 태어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된다  나무로, 꽃이나 새로 다시 태어난 나라면 어찌 해야 하나? 지금의 '문득 나'는 생명이 재생산 된다해도 견뎌내야지 어쩔 수 없게 된다 생명은 성취도 아니고 시간을 미끄러져 가는 행위체다  쾌감은 자극 부분을 터치해서 느끼는 감각의 작용일 뿐, 그러한 감각들이 많이 중첩된다고 생의 의미를 간직할 수는 없다 이 우주에서 나는 다시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기본 물성

사촌이 한참 뻐긴 뒤에 이런 말을 한다 제시한 것도 아니고, 있는 사람 앞에서 중얼거리던 말이다 답을 들을 가치가 없고, 그 말이 정당하다는 어투다 그런데, 정당? '내세가 없다는 게 말도 안 돼'  기본 물성을 모르는 말이다 평생을 이런 사람들만 만나고 대화하고 화내면서 살아왔다 국민학교 4학년 담임이 교생 때 여학생을 인솔하여 소록도에 다녀왔다는 얘기를 한다 배에 타고 옆 사람을 보니 얼굴의 한 부분 (콧등이나 귓등)이 없더란다  그래서 학생에게 이야기 하고 다른 쪽을 보니 그 쪽도 한 부분이 없더란다 단어를 이렇게 나열하면서 이제 나는 그 의미를 찾지 못 한다 누굴 위해 쓰며 뭘 쓰느냐가 다 뜻 없어졌다  보람이 없단 말도 아니다  할 이유가 없다  찾으려는 자는 스스로 찾아내고 눈 돌리는 자는 먼 길을 돌아다니다 인생을 마감한다  뭘 하든 또 뭘 안 하든, 그 인생도 아무에게도 소유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은 하나 같지만 분명히 분리되어 있는 것이고 어느 한 쪽은 다른 한 쪽을 위해 이유 없이 봉사한다  즐거운 것이 나의 소유가 아니면, 고통도 나의 소유가 아니다 존재는 늘 어딘가에 존재하고, '나'가 누구냐면 모두 손을 든 그 각자가 존재다  그런데 그 존재가 무생물과 어떤 구분의 의미가 있는 지는 존재의 감정 속에서만 잠깐 번쩍이다 사라진다

오늘 하루

약 10 년 전엔, 농협 인터넷 뱅킹으로 입금 시키고, 두 달에 한 번 충주 롯데마트에서 물건을 사왔다 인터넷 뱅킹이 위험한 걸 알고, 사용하지 않았고, 누가 같은 방법으로 내 통장에서 돈을 빼내 쓴다해도 농협을 포함해서 한국 어디에서도 내 돈을 찾아줄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경찰에 신고?  경찰, 119, 의사들을 나는 일본인보다 믿지 않는다  국민은행에 갔는데, 세월이 갈 수록 사람들이 자기 얘기들만 한다  같은 얘기를 세 번 씩 해줘야 그 때야 생각 좀 해줄 만 한가보다  전 날 우체국에 가서 범용공인인증서를 만들려고 갔는데, 범용공인인증서 만드는 사이트에서 가입한 다음 서류를 갖고 오면 우체국에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니 뭘 만들어 준다는 말일까?  그 때 번호표를 뽑았는데 사람도 없는데 호출을 하지 않고 직원이 코만 풀고 있었다  번호표를 다시 뽑을까까지 망설이다  호출되어 갔는데 물론 사과 말씀은 없으시고 옆 창구로 가란다  번호표 다시 뽑고 옆에 갔더니 서류를 가져오라는 말이다  면사무소 근처 우체국에 갔더니, 우체국이라 할 수도 없고 업무가 그냥 우체통 수준이었다  되는 게 없었다  그래서 시내에서 제일 큰 우체국에 갔다가 되돌아 온 것이었다  구글 검색을 해보니, 하나은행이나 국민은행에서 뭘 만들어 와야 한댄다  이 지방은 하나은행 검색이 안 되어 국민은행을 갔는데, 이 내용을 직원이 모른다  칸막이가 된 곳이라 자기 업무가 아니어서 그럴 수 있다  그래도 계좌를 만들고 국민은행 인터넷뱅킹이 가능하도록 했어야 하는데 그냥 나오고 싶었다  요즘은 이렇게 대화가 안 되는 곳이 너무 많아만 간다  직원 이야기는 내가 농협 계좌가 있고 농협 인터넷뱅킹이 되는데 뭐 하러 국민은행까지 와서 계좌를 만드느냐로 해석될 만한 말을 해줬다...

교감

그 것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수 세대의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저 아름다워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수 만 년 조상으로부터 공감해온 정보의 축적 속에 그려져 있다 우주에서 물방울 하나만 보아도 신비롭다 동그랗게 뭉치고, 투명하며, 빛을 반사하고 또 투과하며, 증발하여 반중력으로 떠오르고 공간을 강처럼 떠돌다 다시 뭉쳐 떨어져 생명을 지원한다 모든 것은 궤도를 돌고 있고, 생명에 가담하거나 생명에서 이탈하여도 같은 기능을 한다  중력은 응집을 말하고 이 응집이 있어야 생명이 가능해진다  어떤 전자는 바깥 궤도를 돌고 다른 것은 안 쪽 궤도를 돈다  어떤 것은 푸른 색을 영구히 간직하고  또 어떤 것은 붉은 색을 나타낸다 어떤 생명체도 우주라는 베이스를 이해하지는 못 하지만, 공중에 떠도는 story처럼 자신에게만 잠시 나타났다 사라진다 시간은 어떤 생명체를 위해 따로 존재하지 않지만, 생명 단계를 매듭할 때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감각이 생명을 보호하는 작용을 하지만 노년에서는 이 기능이 온갖 고통을 지니고 있게되어 공포가 된다  이처럼 생명체에겐 무의식적으로 공포로 압박한다  이 공포를 이기지 못하면 죽을 때까지 동족을 말살하고 할퀴는 행동에 빠지게 된다  시간의 압박을 느끼지만, 어떤 생명체도 자신이나 타인을 위해선 어떤 행위도 하지 못 한다  사라지기 전까지 많은 메탄 가스를 남기고 가지만 새로운 다른 생명체가 이를 해결하게 되면 그 행성은 좀 더 오래 생명체가 유지 될 수는 있다 운행의 이유를 아무도 이해하지 못 하지만, 우주 질서의 돌연변이가 생명체고 원자들이 이 생명체에 가담했을 때도 고유의 운행은 계속되지만 잠시 쉬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나 6

나는 나를 대체할 존재가 없으므로 나 자신에 집중하고 몰입한다 인생의 방향이 맞는가를 알고 살아내는 사람은 없다 80 년이란 세월을 구기고 찢다가 인생을 다 한다 너는 그를 대체할 존재가 무수하다  그래서 타인을 가볍게 본다 나와 타인을 동일 시 하거나 존중하는 것도 문화적으로 보장되기 전에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말년에, 세상에 태어나 단 한 번도 남을 위해 좋은 일 하지 못 한 게 고통스럽다 대개는 그런 고통 없이 세상을 뜨긴 하지만.. 더구나 가족이나 천척에 대해서는, 그 생각에 이르면 죽을 만큼 고통스럽다

정기예금

정기예금을 1 년 기간 예치하면 약간의 이자가 있다 노화되면서 예금통장 았는 곳을 잊거나  분실하면 찾을 방법이 없다 은행에 가서 사정 이야기 하면 금방 찾을 것 같지만 안 찾아준다 저축예금과 다른 점 저축예금은 이월 전 통장이 있다  그런데 정기예금은 이월 전 통장이 없고 단독 통장이다  은행에 가서 전 구좌 계좌번호를 확인해도 저축 예금만 알려주고 정기예금은 알려주지 않는다  소송할 방법도 없다 노년에 이사해서 통장을 분실하거나 재해로 잃게 되는 경우 돈도 한 번에 날아간다  더구나 혼자 사망하는 경우 당연히, 찾아줄 바보는 없다 정기예금을 갱신하지 않고 묵히는 경우 이자가 거의 0에 가까우므로 묵힐 이유가 없다는 것까지도 은행은 안다  정기예금을 은행 직원이 권할 때, 이미 그 돈은 내 돈이 아닌 게 된다하  카드로 돈을 입출금 하고 저축통장을 기록하지 않고 이월하는 경우에는 기록이 남는 곳이 없으므로 정말로 찾을 방법이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