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5 ()
세상에 딱 한 마리의 염소가 있다 그리고 세상에 딱 한 포기의 풀이 있다 세상에는 이 두 생명체만 있다 염소는 풀 한 포기를 먹고 하루를 살 수 있다 먹을 것이 더 없으면 염소는 다음 날 죽는다 풀은 밟히고 먹힌다 그러므로 감각 기관을 활동시키면 생존이 불쾌해진다 염소보다 하루를 더 살기 위해 다음 날, 씨를 두 개 퍼뜨린다 풀이 두 포기 있으면 염소는 하루를 더 산다 다음 날 풀은 씨를 두 개 더 퍼뜨린다 염소는 하루를 또 더 살고 풀도 다음 날 씨를 또 퍼뜨릴 수 있다 규칙은 안 지켜도 되지만, 풀보다 적은 수의 염소가 있어야 한다 이 수는 생각에서 결정할 수 있지는 않고 변성 DNA가 결정한다 언제나 먹히고만 있는 것은 생의 즐거움은 아니다 생명체 모두는 왜 생이 계속되고 있는지 모른다 생은 '활동'이라기보다는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