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사는 생
줬다고 생각했는데 빼앗긴 것을 모른다 받을 게 있다고 생각했는데 갚을 게 있다는 것도 모른다 그 인생이나마 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로부터 벗어나 날아오르는 씨앗들이 그 게 어찌 다 내것이며 내가 해낸 일이냐? 생이라는 것은, 다 시간이 만들어낸 궤변이다 나는 열심히 돌아가는 바퀴의 한 조각이었을 뿐이다 겨우 80 년 망언을 한 것으로 끝날 것 같지만 수 십 억 년을 이처럼 헛된 꿈을 품어왔다 모든 생명에겐 덫이다 우주에 떠도는 작은 진동의 일부일 뿐이지 나는 절대로 온전한 나의 소유가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