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이사 오니 마루에 철봉이 걸려있다 전주인이 걷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혼자 살다 처방 마약으로 연명하다 세상을 뜬 것으로 안다 부인과 딸과 헤어져 살며 뒷마당에 조용히 단풍 연리지를 셋을 만들었다 둘을 연결하고 셋까지 연결하고 동쪽으로 멀리 가족이 찾아오길 바라며 대문을 바라보았다 그 마루 위의 철봉에 양파가 걸려있다 돌려보니 넷 이 양파의 생명은 내게 포집되어 있다 생명이여 대답해다오 양파와 나는 무슨 관계던가? ...... 산에서 약초 캐는 사람들아 그 짓 좀 그만해라 그 약초도 모두 생명이다 니가 뭐 그리 중한 생이라고 그들을 희생하랴? 너의 인생이 그렇게 자량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