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 대한 생각은 다음에 적기로 하고 오늘은 우주에서 숨 쉬고 있는 나에 대해서만 적으려 한다
나는 어쩌다 나의 몸을 이끌고 다니는 나로서 살아가고 있다
생명체가 다른 생명체를 잡아먹고 살아간다는 것이 부조리하다
더구나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은 더 힘들다  생명체 중 가장 비도덕적이고 정의감이 떨어지는 게 인간인데 맨 정신으로 버텨내기도 힘들다

어느 날 문득 나, 나는 영혼이 떠돌다 다시 태어난다는 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  그 것은 우주의 기본 물성을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이다  그런데 문득 나인 지금, 지금 이 기억을 다시 기억할 수 없다고 해도 또 다시 나로 태어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된다  나무로, 꽃이나 새로 다시 태어난 나라면 어찌 해야 하나?

지금의 '문득 나'는 생명이 재생산 된다해도 견뎌내야지 어쩔 수 없게 된다

생명은 성취도 아니고 시간을 미끄러져 가는 행위체다  쾌감은 자극 부분을 터치해서 느끼는 감각의 작용일 뿐, 그러한 감각들이 많이 중첩된다고 생의 의미를 간직할 수는 없다

이 우주에서 나는 다시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바닥 수평 (2, 집수리)

자그로스 산맥에서 만들어지는 영상들

새 pc 구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