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세상 (병원)

문득 생각이 났다
번동이었던가?  중환자실 앞 의자에 나란히 앉아서 듣는다
시아버지가 의원 원장이었고, 간호사 새로 들어오면 동침을 하고 용돈까지 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상한 것은, 낯선 여자였고 전혀 누군가의 병문안을 온 것 같지도 않다  더구나 중환자실 앞에서 그렇게 여유 있는 것도 지금 생각하니 수상했다
그 여자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앞에 했던 이야기는 아마 이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서 했던 것 같다
산부인과의가 환자에게 말 안 들으면 다시 꿰매버릴 수도 있다고 했다
중화자실 바로 앞이 산부인과 수술실이었다
그러면서 노골적으로 돈을 달라는 말을 해서 전화로 직장에서 일 하고 있는 남편을 불러 돈을 주게 했다고 한다 꿰맨다는 말은 아이를 꺼내기 위해 잘랐던 부분을 그냥 봉합해버린다는 이야기다
그 이야기가 나에게 겁주려고 한 말이었다는 것도 이제 알았다

중환자실에들어가면서부터 빵을 커다란 봉지에 가득 담아 간호사에게 상납했다  그 게 웃긴 이야기라는 것을 그 뒤에 알게 되었다  전주고려병원 4층 간호사들은 밤 11시에 바닥을 쓸고 모두 들어가 자버린다  전화해도 잘 받지 않고 간혹 전화를 받아도 절대로 오지 않는다  병원이 다 그런가 하고 위로 올라가보니 그 층 간호사들은 그렇지 않았다  중환자실 간호사들은 가래를 빼주는 일은 않고 모두 들어가서 잔다  그런데 알람을 켜뒀는 지 머리 부스스하게 하고 나와서 알부민만은 1/3쯤 들어가면 빼서 숙소로 가지고 들어간다  그 알부민도 인천 어디서 사오라고 주소까지 알려준 것이었고 당시 돈으로 8 만원인가 했었다  지금이라면 화폐 가치로만 40 만 원 쯤 할 것 같다  그러면 빼돌린 알부민이 다시 한 병으로 채워져 인천으로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지금 들었다

어머니 침대에서 변 냄새가 났고 간호사에게 말 했는데 이해를 못 한 척 했다  냄새를못맏는다는것이수상했던것도지금알게되었다 다음날와보니어머니손목과발목이완전히까맿다 어머니에게물어보니붕대로침대에손발을묶어놓았단다 그래서산소호흡기의호흡을내호흡에맞춰보았더니숨이너무길어서숨을쉴수없는상태였다 이제죽음만기다리면되는것이어머니형편이었던것도지금알았다 밖에서여자가했던이야기가어머니살릴려면돈을달라였는데그것이통하지않자인턴이들어와서호흡기를발로툭차면서 '고장났네'했단다

일반 병실로 옮기고 몇 일 뒤 연말 연휴가 있었는데 중환자실에서 환자가 죽었다는 이야기가 환자 가족들 사이에서 돌았다  중환자실 밖에서 문 잠그고 간호사들 노래방 갔다고 했다

또 하나 이상했던 나의 빗나간 행동들의 이유도 알게 되었다  과장이 왜 그렇게 나쁘게 보였고 그에 대항하는 행동을 했던 것인 지까지

과장은 회진을 돌고 그 때 수많은 간호사 의사 인턴들을 데리고 의기양양하게 돌아다닌다  그런데 특정 환자에겐 말 대꾸도 하지 않는다  특히 자동차 사고 환자 같은 사람에게는 아는 체도 하지 않는다  그 사람은 몇 일을 과장 얼굴 한 번 보기를 기다려왔다  통증을 호소해도 간호사 인턴 의사들은 듣지 않는다

꼭 필요한 곳에 가지 않는 거들먹거리는 과장의 행동이 우스꽝스러웠고 환자 때문에 잠을 못자다 잠깐 잠든 사이에과장이온모양이다 그다음부터수간호사로부터미움을받았고정상적인치료를받지못했다 지하실에서대장사진을찍기위해조영제?인가를맞는중인데바늘이빠졌는데꼽아주지를않는다 그래서지하에 침대를 몰고 내려갔다 지하실에서는 위에서 해오라고 하고 해서 일곱번은 왔다갔다 했다  착한 간호사가 한 사람이 있어 부탁했더니 환자 침대로 다가오는 것을 수간호사가 불러 다른 데로 보내버린다

나는 어머니 태원하면 병원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의사 간호사들을 불러 세우려고 했다  실행하지는 못 했지만 극단적인 생각이 들었다

서울 시내 유명 병원은 더 심하다고 아는 의사가 말했고 이 병원은 그래도 순한 편이라고 말 했다  환자들 피만 뽑아가고 치료를 안 해준다는 말을 들었다

옆 병상에 6 살 여자애가 들어왔다  커피 포트에 물을 끓이다 친구에게서 전화가 와서 받는 중에 아이가 커피 포트를 당겨 목에 화상을 입었는데, 어린이 혈액이 귀했던지 인턴, 간호사는 그 병실에 들어오는 목적이 그냥 여자애 피를 뽑는 것이다  그러니 방문이 열리고 까운이 보이면 아이는 경기를 했다  치료 없이 7일이 넘어가자 내가 말을 해서 동네 병원으로 옮기라고 했다
나는 당시 병원 일기를 썼다  지금도 어디엔가 있을 것이다

이 더러운 세상  왜 그렇게 재벌들이 평생 쓰지도 못 할 돈을 쌓아두는 지 그 이유도 알 것 같다  전주고려병원에 누가 왔는 지 고위 간부들이 모두 긴장한다  거대한 화환이 병실 앞에 도열해 있기까지 했다  과장급이 줄줄이 젊은 친구에게 인사를 다녀갔다  이 긴장감이 병원에서 몇 일이나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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